2016년 2월 16일 화요일

글을 쓰고 있다.
언제까지가 될진 모르겠으나 글을 쓰기로 마음먹었다.
무슨 글로 시작해야 할지는 잘 모르겠다.
드넓은 백지는 글짓기를 처음 해보던 어린 시절이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.
백지가 채워지는 것인지 내가 채워나가는 건지
그닥 의미가 없는 이런 생각들은 언제나 글을 쓰기로 마음 먹은 순간 생겨난다.
수 많은 규칙들은 일단 제쳐두고, 무언가를 쓰는 일에 집중하기로 해본다.
들어올 사람 하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
여전히 내가 생각하는 것들을 날 것 그대로 글로 드러내는 일은 쉽지 않다.
글을 쓰기 위해 자판을 두드리는 동안에도 여전히 어떤 생각은 들지 않는다.
오늘 있었던 일을 쓸 것인가.
여태까지 고민해왔던 문제들에 대해 쓸 것인가.
허무맹랑한 이야기들에 대해 쓸 것인가.
뭐가 되었던 간에
결국에는 무엇인가 생겨나고 사라지기 마련이다.
어짜피 모든 것을 내 인식의 범주안에 둘 수 없으며,
동시에 내가 지금껏 경험한 것들 조차 기억해내지 못한다고 한다면,
무언가를 구분짓고, 규정하고, 기억하려고 애쓰고, 의미를 두는 일은
애초부터 아무런 의미없는 세상에서 펼쳐지는 변주곡에 불과하다.
때론 느리게 때론 빠르게 흘러가는 이 음악들은
아무런 이유없이 삶 그 자체에서 나오는 거대한 압박을 견디기 위한 수 많은 여과장치 일지도 모른다.
혹은 이미 분리되어 버린 내 몸과
태어나는 순간 결정 되어버릴 언어와 문화 그리고 환경등에 관해서 나름대로의 이유와 타당성을 부여하고 마치 어떤 필연적인 논리적 인과관계에 맞춰서 벌어지는 무대 연극의 주인공이 가져야 할 조건들을 부여하는 것일지도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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